취업일기

취업일기 8: 브런치의 좋은 글과 힐링

곽재률 2021. 1. 20. 23:43

어제오늘 브런치에서 오랜만에,

오랜만에 좋은 글들을 몰아봤다.

 

참 브런치도, 유튜브의 가쉽들, 밈들 처럼 뭘 읽었는지 자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위로받았다.

정말, 정말 나도 이렇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라고 할 만큼 좋은 글이 많았다.

 

음. 최근? 몇 개월 전부터지, 한 7월부터? 아니다, 한 12월 부터?

꽤 우울했고, 나 포함 모든 게 증오의 대상이자, 질투의 대상이었다.

또 그냥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 그냥 오만하고 외로웠다.

외로운 건 진짜 싫은데, 뭔가 만나도 외로웠다.

진짜 뭘 해도 안될 것 같고,

내가 뭘 위해서, 뭘 해야 할 지도 몰라서 그냥 앉아있는 느낌이었는데.

 

뭐 이렇게 오래 아픈건,

이제껏 조금씩 위로받았던 글들,

자기개발서나 인터넷의 얄구진 잠언, 명언이나 철학, 심리학 따위의 글은 딱히 날 위로하지 못할 줄 알았다.

 

하지만, 어제 오늘 브런치에서 꽤 좋은 글들을 봤고, 힐링되였고,

내 생각은 오만이었다.

오만한 나는 힐링이란 단어를 책에서 좋아하지 않는다.

자존감이니 이드, 에고 들먹이며 어줍짢은 심리학 용어로 자신의 개똥철학이나 늘어놓는 것을

별로 가치있게 바라보지 않는다.

 

하지만 역시 내 기준 제대로 된 글, 제대로 된 분석, 희망에 대한 근거있는 분석은

역시 내 편이고, 나를 멋쟁이로 만들어 준다.

이것도 당연히 누군가에겐 어줍짢은 심리학 용어이고, 비합리적인, 개똥철학이겠지만.

 

 

brunch.co.kr/brunchbook/gaha

뭐 어떤 글을 읽고 이렇게 기분이 따뜻해졌냐고 묻는다면,

일단 퇴사한 고등학교 선생님의 이야기.

나는 뭐 임용을 준비한 것도 없는 교직과 먼 사람이지만, 그래도 공감은 자유다.

너무 공감됐고, 그녀도 나와 같이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나와 같이 예민한 사람들은, 시스템에 불만이 많다.

불만쟁이가 아니라, 그냥 예민하기 때문에, 더 좋은 것을 알고 나아가길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냥 좀 맘붙힐 곳이 희박한 요즘, 나와 같은 사람을 본 것 같아, 그 사람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

 

 

brunch.co.kr/@happyguy98/278?utm_source=pf_brunch&utm_campaign=weekly

음, 또 

어느 나이있는 직장 상사의 책장에 있는 동화책 내용인데,

컵이 반이 찼다, 반이 비었다. 가 아닌, 담을 수 있는 컵이 있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인생의 제일 중요한 사실은 자신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살면서 제일 해야 할 것은 사랑이다.

제일 쓸때없는 시간 낭비는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다.

뭐 이런 내용인데, 참 유치할 수 있다.

아마 이런거 논리적으로 적어놓은 자기계발서나 심리서적이나 에세이는 합치면 십만권을 될거다.

하지만 난 이 책이 좋았다.

동화책이고,

논리적이지 않다.

다 ㅈ까고, 그냥 그렇다는 거다. 근데 그게 사실 맞는 말이라 나도 공감했다.

어린아이는 이 책을 읽고, 살면서 이 책의 내용을 시험대 위에 여러번 올릴 것이다.

예민한 아이라면 더더욱.

그러면서 이것을 맞는 날이라 생각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brunch.co.kr/@linmit/28

또, 방금 읽은, 한 시장 관련 회사원의 발표 불안증에 관한 이야기인데,

여기서 크게 힐링 받았다.

별 생각없이, 아 그냥 발표 잘하는 법? 뭘까? 하고 읽었는데,

불안증을 없애기 위해,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의 책을 통해 말해줬다.

그냥 불안한 기분은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뻔한 얘기 같기도 하지만, 불안함의 사건이 불안함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사건과 감정사이에 끼어있는, 불합리적인 신념이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나도 요즘 너무나도 불안한 내 마음이, 꽤나 불합리적인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10개의 글은,

너무나도 논리적이고, 명료하고 부드러운 전개로,

발표 불안 극복! 에서 불안은 극복할 필요 없다로 마무리 된다.

다시 읽어봐도, 너무나 잘 썼고, 심리학 전공도 아니신데, 배운 것을 참 잘 녹여내서, 배울 점이 많았다.

나도 당연히 발표가 불안한데, 이 글을 읽기만 해도, 전보다 배로 향상 되겠다는 자신감마저 얻었다.

하지만 역시 제일 크게 얻은 건, 내 불안 역시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다. 이다.

 

최근에, 불안한 기분을, 감정을 조금 그냥 그런대로, 있는 그대로 즐길려고 했는데,

막상 불안을 즐기지는 못하고 고통받고 있는 것을 깨닫게 해줬고,

오랜만에 너무 행복하다.

 

brunch.co.kr/@aring/45

또 그림에 관해, 에세이를 쓰는 사람의 것도, 재밌게 읽었다.

잘 모르겠지만, 어떤 충분한 고뇌가 들어있다는 것에 압도 당했다.

그냥 ~해서, ~한 경험을 했으니, ~ 할 거야~ 이런 글 수준이 아닌,

정말 고뇌에서 녹아나온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개인 최대의 공감능력을 끌어모아,

그래도, 이런 쪽으로 정말 깊은 고뇌를 해야 나올법한 결론에 고수임을 느꼈다.

브런치북 대상에 선정된 글이던데, 난 받을 만했다고 생각한다.

 

존경하는 마음에 링크를 달고, 하루를 행복하게 채워줘서 너무 감사하다.

나도 이런 글들로,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글은 귀하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내 꿈들 중 하나이게, 더욱 확신하게 해주니.

오만하고, 질투많고, 예민한 내가 너무나 밉지 않게 해준다.

 

행복해졌다.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