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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자작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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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 떠나가는 해를 잡으려고. 긴 시간 동쪽으로 향한 그는 멈춰서 웃고 말았다 발자국이 만든 중앙선 그 위에 쏟은 그때의 모든 것 흔적과 함께 사라진 게 아니다 너와 마찬가지로 빛을 향한 공기보다 가벼운 여행을 우린 함께 떠나는 중이니
선크림 향기만으로 사방은 뜨거운 노란 모래. 그 너머 무엇도 보이지 않는 푸른 바다. 저 너머 대륙의 활기찬 해변, 웃음은 공용어. 선크림을 바르는 네 덕분에 오늘도 태양은 세상을 비출 수 있었다. 선크림을 바른 얼굴이 태양 같다.
고금 1. 형아 누나들이 타는 거라는 좀만 더 크고 타자하시던 엄마의 걱정은 웃음소리와 함께 아빠의 무릎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갔었는데, 그건 다 뭐였고, 어디 갔을까 놀이터 성에 누워있으면, 완벽함이 뭔지 알 수 있다는 발명 다음 날, 신이 나서 친구에게도 알려준 그 이론 발밑의 친구와 함께, 가끔 바라보는 것을 가리켰는데,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면, 더 좋다. 이 한 문장을 추가했었는데, 다 뭐였고, 어디 갔을까 그네가 더 재밌을까, 시소가 더 재밌을까 그건 왜 날마다 다를까, 어쨌든 올라가는 게 얼마나 추락하게 얼마나 터무니없고, 터무니없이 즐거운 것인지 뭐였고, 어디갔을까 이어지는, 작고 약한 개미 친구들, 초코파이 케이크, 부모님의 싸움, 다툼, 화해, 공부 굳이 말 안해도 지나서 보는 것들. 관찰과 느..
뿌리면서 넌 이젠 바닷물이 되기를 너에겐 휩쓸리는게 그리도 힘든 거였나 닳고 깎여가도 괜찮은 척, 결국 몇 번 박살이 나도 바닥을 더듬으며 큰 조각을 줍고 붙이고 꼬매여 버텼구나 모든 건 결국 이렇게 휩쓸릴텐데 가고 싶어했던 해외여행도 좀 가보고, 낚시 바늘에 걸리지 않고 증발되지 않을 깊이에서 괴롭히던 태양을 바라보길 다음 생엔 넌 생명으로는 태어나지 마라 아니 깊은 곳, 아주 깊은 곳의 암석으로 가라앉기를 생명의 존재 일체 알지 못하는, 더는 도움 줄 필요도 없다. 자신의 역할을 알게 할 생각조차 없다. 상처받지 않고 방황하지 말고 그냥 가만히 영원히 편하게 있어라 어쨌든 다음 생 생명으로는 태어나지 마라 넌 그렇게 또 멋쩍은 웃음으로, 사람으로 내게 올 것을 알고 있다. 난 너를 가끔 시집 비슷한 것으로 생..
IQ 340 결국 도달하지 못해 운다 너가 친 방충망이 원망스럽다 퉁퉁 불어터진 내 몸뚱이 아주 약간씩 증발하고 있다 이미 감았어야 할, 너를 가뒀던 수 천개의 눈에서 속 터지는 속도로 내 못된 것들,이젠 안타까운 것들 알 수 없지만 알고자 했던 것들 아주 약간씩 타오른다 왜 널 이 좁은 곳에 가뒀을까 대체 이게 다 뭐였을까 가끔 너 자는 밤 몰래 매달려 요밀조밀 눈들을, 방충망을 더듬는다 이 돌머리의 순례로 하나 확실한 건 내 사랑은 매끈한 등딱지가 아닌 여러 개의 갈고리 이미 떠난 것, 빛나는 등딱지 말고 마침내 본 징그럽다던 다리로 기억해주세요 아니, 그래 그냥 나쁜 꿈 잠깐 찝찝함만 주고, 기억할래두 할 수 없는 것처럼 그렇게 사라졌으면 괜찮아요, 난 재 속에서 황금을 찾았으니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