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강릉에 사는 같은 과 친구와
스타벅스에서 만나 공부를 같이 했는데,
어떤 꼬마아이 두 명이, 엄마 아빠와 같이 왔다.
엄마가 화장실을 간건가, 다른 데 간 사이
아이가 엄청나게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렀는데,
아빠는 익숙한 듯 핸드폰에만 온 집중을 쏟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쳐다보았다.
시끄러워서 쳐다본 것을 넘어, 아이의 방치에 놀라고 있었을 것이다. 나 포함해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아빠를 욕하고 있을 것이고,
아이의 미래를 걱정했을 것이다.
아빠는 엄마가 와도,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
중요한 업무일까, 코인이 급격하게 떨어지기라도 하는 걸까.
하지만, 절대 중요한 업무 같아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정말 주위에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폰만 보고 있었다.
애들은 이 시기에는 왠만하면 시끄러워 보인다.
꼬마 애들은 보편적으로 나이별로 특징이 있다.
특히 영유아가 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5~7세 아이, 교육이 절실한 나이에도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않는건,
정말 정말 아이에게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다.
애를 방치함에 마음이 아파졌다.
이 나이 때, 아이를 교육하는 건, 엄청나게 중요하다.
내가 육아책을 읽은 것도 아니고, 제대로 된 심리학 책을 읽은 적도 없지만,
그 시기에 성격 대부분이 형성되고, 그 나이대의 교육은 엄청나게 평생에 걸친 정서에 큰 영향을 준다는 건 상식이다.
내 마음으론, 사람이 시기에 상관 없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면, 성격이 박힐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생물학적으로 안그런 걸 내 마음이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사람에겐 유아 때 큰 사랑이, 밥 만큼이나 필수적이다.
이 아빠는 그걸 모르는 걸까. 학교에선 왜 이런 것을 교육하지 않았을까.
방치를 자유로운 양육으로 착각하는 미친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생각은 이상적이다. 자연스러움이라 포장하면서, 사람은 뭐 안해도 잘 자란다는.
이런 인식이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을 특이한 선천적 정신병자로 만들고,
심리치료사는 없어도 될 직업이 되버린다.
부모의 역할은 교육이다.
교육은 아이를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제 역할을 하게 키우는 것이다.
사회는 행위에 대한 처벌과 보상이 뚜렷하다.
이것이 잘 되는 사회를 우리는 정당하다고 여긴다.
부모는 이것을 아이에게 잘 알려줘야하는 의무가 있다.
아이는 신이 아니다. 경험을 통해 배운다. 이걸 부모한테 배우지 못하면,
아이는 사회에 부적합한 상태로, 바로 사회와 직면해버린다.
교육이 부모로서의 도리, 의무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따.
부모는 아이를 용서할 수 있고, 바로잡을 수 있지만,
사회는 아이를 용서할 아무런 이유도, 교육할 필요도 없다.
잘못을 꼬집으면 다행이지,
보통 타인1로 취급하여 아무런 가르침도 주지 않고, 배제해 버리며
어떤 우월감과 소속감을 쟁취한다.
오늘만이길 바랐다.
아이의 아빠가 핸드폰을 계속 보는 것이, 아이가 맘껏 날뛰어도 교육하지 않는 것이.
아이의 아빠는 얼굴이 흙빛으로 무척 지쳐보이고, 세상이 따분해보인다는 표정이었다.
뭔가 아이가 시끄럽게 떠드는 데도,
화목하다는 분위기가 아닌, 아빠와 엄마에겐 적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오늘만이 아니라면, 이 가족의 세상은, 아이의 미래는 작은 지옥이 펼쳐지고 있겠구나, 아찔했다.
아이에게 관심없고, 교육하지 않는 부모님.
그 밑에서 자라는 아이.
이 밑에선, 운 좋게 좋은 친구와 사람들을 만나 갱생되는 게,
좋게 자라는 게 거꾸로 기적이다.
"우리 아이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잘해요."
이것을 자랑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의 아이인 것만으로 얼마나 특별한 선물인데, 거기에 도대체 뭘 더 원하는 건지.
물론 선천적으로 똑똑한 아이, 도덕적인 아이가 있겠지만,
제일 멋진 건, "원래 그렇다"가 아닌 극복이 아닐까.
출산율 낮다고 애 낳으라는 것만 강요하지말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법을 좀 부모에게 좀 더 교육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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