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랜만에 무지 좋은 노래를 찾았다.
가사가 너무너무 좋다.
아니 진짜 가사가 너무 좋다.
이런 사랑을 다시 하고 싶다.
최근 다치기 싫어서, 그냥 어느정도의 마음을 줄 사랑을 최근에 좀 원했던 것 같다.
더 이상 다치기 싫고, 생각에 잠겨 괴로운 밤을 보내기 싫었다.
오늘 누나랑 카페에서 만났다.
난 어제 이후 하루종일 옛날생각이 나서,
누나에게 오늘 좀 기분이 이 생각 때문에 싱숭생숭하다고 말했다.
누나는 전 남친들이 꼴도 보기 싫다고,
그렇게 우린 전 연인에 대한, 여자와 남자의 차이에 대해 말했다.
그래, 나도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이 됐겠지,
슬펐다.
그게 맞을 것이 확신이 들어 더 슬펐다.
아름다운 기억이 남아 아쉬워, 괴로워하는 사람이 나을까? 아님,
더러운, 기억하기 싫어 흐릿해지는 기억을 가진 사람이 나을까?
한 7~8번? 여자와 사랑에 대해 얘기해본 적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 똑같은 말을 했다.
사람에 치여서, 사랑에 대해 기대가 별로 없고,
사랑이 그렇게 뜨겁지 않다는 걸,
멜로의 이야기는 정말 드라마에서만 나온다며 굳게 믿는다는 점.
누나도 마찬가지로, 나쁜 남자를 많이 만나서, 사랑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었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으면, 나도 혹한다.
특히 나 혼자 아파하는 날엔, 내가 무슨 잘못된 것 같이, 손해보는 것 같이 느껴진다.
내가 특이한거고, 논리적으로 옳지 않아 보인다. 맘 전부 바쳐 사랑한다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는 걸 넘어서 날 싫어할 때,
다른 이성과 쉽게 어울릴 때, 뭐 등등 이런식으로
타인이 사랑을 가볍게 다루거나, 내 사랑이 아래로 취급하게 되는 것을 볼 때
사랑 그 자체로 어찌 이리 허무한 것인지 생각이 많아진다.
괜히 너무 내 마음을 혹사시키는 것 아닐까, 별 것 아닌 하나의 욕구 때문에?
실제로 타격은 매우 크다.
하지만, 바다로 드라이브가면서 들은 이 노래의 가사가, 그냥 이런 의심과 우울
복잡한 생각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내가 너를 사랑해도, 네가 날 안 사랑해도, 우린 나름대로 행복할 거야.
웃음이 났다.
그냥 유치한 가사인 줄 알았는데,
이 용기가, 내 복잡한 마음을 우습게 만들었다.
네가 날 안 사랑해도, 우린 나름대로 행복할 거라는 말이 안되는 무모한 각오를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난 도대체 뭘 이렇게 큰 손해인마냥 생각했나?
그래, 세상에는 상처받거나, 어떤 자신의 논리를 이유로,
욕구 해소의 도구로만, 또는 사랑을 낮게 보는 사람도 많다.
여자랑 남자는 또 어느정도 다르게 사랑을 생각하고, 개인차도 크다. 맞다.
사랑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에게 다칠 수도, 바보같아 보일 수도 있다.
근데, 결국 개인의 사랑의 가치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상대방의 빈 사랑을 채워준다는 각오를 노래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왜 또 세상을 혼자 원망하고 있었나.
요즘 세상이 사랑의 가치가 낮아졌든, 타인이 사랑에서 어떤 좋은 기억을 가지지 못했든,
전혀 상관없다.
난 이 노래에 많이 공감하는 사람이고, 이와 비슷한 사람도 많다.
이걸 더 나아가, 준 만큼의 사랑을 못받아도 된다는, 각오.
남들의 가치관으로 정한 손해를,
왜 내 기준으로도 손해라고 생각했지?
차에서 우스워서 미소지었다.
난 이런 가사처럼, 아름다운, 영원을 바라는 사랑을 다시 하고 싶다.
그거면 된거다.
이 것을 몇 순간 잊었었고, 스스로 다치는게 겁이나서 사랑을 아끼고 괴로워했다.
이것으로 전에 만난 이를 얼마나 괴롭혔던거지. 다시금 미안했다.
우린 바다에 도착해,
사진을 찍고, 노을이 이쁘다 말하고, 바다를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인생에서 어떤 아름답던 순간들, 생각나는 순간들이 뭐냐고 물어봤다.
난 몇몇 장면을 떠올렸는데,
그 장면에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얼마나 완벽할까?
그런 맘 다 바칠 사랑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굳게 했다.
바다에서 돌아오면서,
누나는 차에서, 지나간 이상한 사람들, 맘에 들지 않던 소개팅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난 어떤 각오를 했다.
열심히 살아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지.
요즘 많은 것을 너무 놓고 살았다.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마찬가지로 날 좋아해주길.
자신을 가꾸고 싶어졌다.
내 사랑하는 사람에게 행운같은 사람이 되도록.
화이팅!!
내 방 천장에 그려 본 내 우주에게 물어본 말은 나를 사랑하면 안 될까?